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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BPO에 취업한지 3개월이 지났고, 소위 말하는 수습기간을 지나 정규직이 되었다.
사실, 계약 자체가 2년제 계약직이다 보니 이걸 정규직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쪼록 말레이시아 BPO취업 후 3개월이 지난 지금의 소감은 솔직히 말해서 생각보다 훨씬 좋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로 오게된 모종의 이유는 접어두고 말레이시아 페낭에 더 지내고 싶은 마음에 찾아보기 시작했던 취업의 여정에서는 엄청난 망설임이 있었다. 많은 이들이 말레이시아 BPO는 노예계약이며, 글로벌 회사지만 한국팀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피할 수 없는 한국기업문화가 존재한다는 등 말레이시아 BPO를 지칭하는 모든 말과 후기들이 나빴다.
그래서 기대치가 너무 낮았던 탓일까. 처음엔 여기서 어떻게 1년을 버티지 싶었는데, 이대로라면 1년이 뭔가 평생도 다닐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지루함을 못견디는 내 성질머리만 버텨준다면 회사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말이다.
내가 그랬던 것 처럼, 말레이시아 BPO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궁금해할 부분의 후기를 작성해보려고 한다.
01. BPO 취업 준비
나는 지금 말레이시아 페낭에 있는 TP에 입사해있고, TP면접 과정은 다른 게시글에 상세히 작성해 두었다. 영어를 못하는 편은 아니었기에 가볍게 면접을 보았는데, 면접은 고사하고 영어 시험도 있기에 입사 과정이 생각보다는 빡셌다. BPO입사를 위해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02. 업무 트레이닝
처음 입사를 하게되면 여기서는 3주 정도 교육기간을 잡고 있다. 나만 한국인이어서 처음엔 쭈뼛거리던 어색한 시간이었는데, 이내 같이 듣는 클래스메이트들이 잘 챙겨줘서 재미있게 3주를 보냈다. 오랜만에 학원? 학교? 에서 하루종일 공부하는 기분이었다. 클래스메이트들은 같은 회사 사람들이 아니라 같은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 같았다. 지금도 그 친구들과 술도 먹고 나가서 같이 쇼핑도 하면서 종종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업무에서는 영어를 쓸일이 거의 없지만, 모든 교육이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여기서 영어 실력이 필요한 것 같다.
아무튼 트레이닝 3주가 정말 재미있는 시간이었기에 처음 입사하고 회사다니는게 재밌었다.
03. 실제 업무 강도
교육이 끝나면 바로 CS한국팀으로 오게 된다. 이때는 4주간 Nesting기간을 거치게 된다. 즉, 적응 기간이다. 적응 기간에는 CS챗을 받지 않고 셀프 스터디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매일 주어진다. 셀프 스터디시간이 끝나면 첫날 부터 CS챗을 받게 되긴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시니어가 잘 도와준다. 하지만 추후 민폐가 되지 않기 위해 셀프 스터디 시간을 잘 활용해서 공부를 하면 음.. 한 3개월쯤 되면 웬만한 케이스는 적응이 되서 처리가 가능해지는 것 같다.
또한, 주변 사람들을 잘 사귀어 두면 내 상담이 들어왔을때 궁금한걸 물어보면 잘 도와준다. 시니어 분들은 많은 Agents( 나같은 사람들 사원을 전부 Agent라고 부른다.) 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바빠서 나를 못도와줄때가 많다. 그때는 적극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한다.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업무는 어렵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있는 곳은 일단 콜이 있긴 하지만, 아웃바운드 이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덜 하긴하다. 물론, 다른 CS는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다른 CS를 경험해본 분의 말의 의하면.. 인바운드 콜은 정말 스트레스라구..
업무는 BPO회사아니 부서 마다 다른 듯 하다. BPO 아웃소싱 하청업체 특성답게 고객사에 따라 달라지는 듯.
04. 근무 시간 및 휴가 ( + 병가)
근무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점심시간 1시간을 포함하여 총 9시간을 근무하게 된다. 칼퇴근은 완벽하게 보장하는 편이고 간혹 운이 안좋아 퇴근 전부터 하던 CS상담 채팅이 퇴근시간을 넘긴 경우에는 20분 단위로 추가 근무 수당이 주어지기도 한다. 추가 근무 수당은 1.5배니까 꽤 괜찮은 편! 가끔 5분 정도 야근한걸 빼고는 3개월까지 아직 오버 타임을 크게 한 적은 없다. 아, 그리고 오버타임은 평소에 자원을 받는데 오버타임하면 1.5배~2배 정도의 금액을 받기 때문에 경쟁률이 꽤 치열한 편! 강제로 오버타임을 하는 일은 없다. 오히려 하고 싶어도 경쟁이 치열해서 못할 뿐.
휴가는 3개월이후부터 사용 가능해서 이제 휴가 신청을 해둔 상태이며, 아직 사용해보진 않았지만. 미리미리 신청하면 휴가는 HR팀에서 승인을 잘 해주는 편이다. 단, 미리미리 안한 경우에는 잘 안해주는 편.. 슬프게도! 적어도 최소 한달전에는 신청하고 그 보다 더 먼저 신청하면 좋다. 나중에 휴가취소도 가능하니까 휴가는 미리 신청하면 문제 없을 듯 하다.
그리고 말레이시아의 노동법은 근로자에게 병가를 연에 14일을 보장한다. 여태까지 병가를 하루 써봤는데, 한국에서는 아프더라도 회사에서 아파야 한다는 한국인의 피때문에 병가라는걸 써본적도 없고, 죽을만큼 아파야 연차를 내고 쉬어만 봤는데, 말레이시아에서는 연차와 별개로 유급 병가를 제공하니. 이게 또 그리 든든할 수 가없다. 연차는 15개로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아플때가 아닌 오로지 휴가를 위해서만 쓸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본다.
05. 회사 복지
면접볼때도 회사의 장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1차면접관 HR팀과 2차면접관 팀장님 모두 사람이 좋다고 말씀하셔서 회사 복지는 쥐뿔도 없겠구나 했는데 생각보다 회사복지도 있다. 보험이 적용되어서 병원에가도 돈을 안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카페테리아에 자판기가 무료이며 시간 때때로 무료 과일 혹은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 이정도만해도 웬만한 회사보단 나으니 꽤나 괜찮은 복지라고 생각이 든다.
회사 보험도 진료를 받고 청구하는 방식도 아니고, 보험회사와 연결된 클리닉으로 가서 어플만 보여주면 그자리에서 돈을 안낼 수 있다. 물론 연에 지원받는 금액이 정해져있긴 하지만, 어쨋든 웬만큼 다 받을 수 있다.
06. 영어 배우는 환경인가?
이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대답은 No. Never. 절대 외국어가 늘 환경이 아니다. 한국팀에 있는 한 한국어만 사용하기 때문이다. 업무를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것도 주도적으로 다른 외국팀 사람들에게 말도걸고 같이 Hang Out 도 나가면서 나 스스로를 외국어를 쓸 환경에 주도적으로 노출하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렇게 노력한다면 충분히 외국어를 쓰는 환경을 만들 순 있다.
07. 종합 평가
종합적으로는 만족도 정말 높다. 생각보다 일이 어렵지도 않고, 꼰대 문화라던 한국팀은 우리 회사 우리팀이 그런거겠지만, 팀장님들도 다 좋고 사람들도 정말 다 좋기때문에 그런 꼰대 문화는 없는 편이다. 서로서로 모르는 것도 잘 가르쳐주는 편이고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과 추가적으로 오버타임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까지 적절히 있으니 아무쪼록 만족도는 정말 높은 편이다. 초반에 악명높은 BPO후기들을 보고 1년을 버틸 수나 있을까 고민하던 시간이 무색해졌다. 아직 3개월뿐이지만, 이대로라면 정말 잘 다녀볼 수 있을 것 같기도!
말레이시아 BPO고민하시는 분들에게 결정에 도움이 될만한 후기를 작성해보았다. 더 궁금한게 있다면 댓글을 남겨주시길 내 후기는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후기라 긍정적으로 생각하기에 좋은 후기가 되겠지만! 단점 후기는 좀 더 겪어보고 단점을 작성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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