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말레이시아 BPO 3개월차 후기에는 회사와 말레이시아 생활에 너무 만족해서 장점밖에 없다고 장점만 늘어지게 작성을 했었다. 하지만, 역시 뭐든 겪어보고 가봐야 안다고 8개월차에 접어드니 단점이 보이게 되었다. 지난 번에 느낀 장점들은 여전히 장점이라고 느끼고 있지만, 말레이시아 BPO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단점을 써보려고 한다.
01. 꼰대같은 한국 회사 문화가 그대로
회사 자체는 글로벌 컴퍼니라고 하지만, 말레이시아에 오는 한국인들은 대부분 BPO안에서도 한국팀에서 일하게 된다. 그럼 자연스럽게 팀원들과 팀장 심지어 매니저까지 한국인을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세상에 꼰대문화도 이런 꼰대문화가 없다. 오히려 한국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는다.
말 그대로 한국에서 설자리 없이 도태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에 본인들이 한국에서 당했던 썩어빠진 한국 회사 기업문화를 그대로 가져와서 글로벌 회사 속 한국 회사를 만들어버린다.
쉬는시간 1분 2분 분단위로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면서, 다른 고려사항은 하나도 고려되지 않은 채 그저 회사에 룰에 무조건 따르기를 강요하고. ( 가끔 배가아파서 화장실에 오래 있을 수도 있잖아? )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사내 정치며 눈치싸움까지 하게 만든다. 또한, 한국 회사에서는 튀는게 금물이었던 것 처럼. 글로벌 회사에서 성격이 밝고 외국인들과도 친하게 지내다보면 어느새 눈에 가시가 되어있는다. 어휴..
02. BPO 회사 특성상 언제나 을의 위치
위 내용이 꼭 한국팀만 그런건 아닌 것 같다. 한국팀의 매니저도 결국엔 윗 매니저들에게 아부를 잘해야하는 구조이며, BPO회사 특성상 클라이언트가 존재하기에 언제나 을의 입장이다. 그러니까 내가 일을 잘하고 창의적이어도 클라이언트가 원하지 않는 거라면 입을 다물고 시키는 것만 해야하기에. 애초에 이런 수직적인 한국 회사 문화가 싫었던 사람들에겐 여전히 맞지 않는다. 직무가 직무인지라 어차피 창의성따윈 필요 없다 하더라도. 뭐 하나 창의적이게 더 나은 일을 만들려고 해도 거부되는 곳
또한, 이러한 을의 입장이기때문에 Open the door 시스템으로 직속 상관의 지시가 불합리하다 느껴져서 그 윗 매니저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어차피 그 윗 매니저도 한패기에 그냥 내가 여기를 떠나는게 마음이 편한 구조.
회사 자체가 을의 위치다 보니까. 결국 갑질을 당하고 돌아온 팀장들이 다시 아래로 갑질을 하게 된다. 이 곳에서 에이전트 생활을 해야한다면 갑을병정무의 무 위치 쯤으로 생각하고 뇌를 빼고 조용히 일만하해야한다.
03. 똑똑한 사람들이 없다.
똑똑한 사람들은 애진작에 이 곳을 떠났다. 성장을 방해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동료들을 존경하고 배워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환경이다. 물론 나 역시 여전히 마음 맞는 동료들이 있고 좋아하는 팀장님들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곳이다.
TO가 잘 안나는 회사는 똑똑한 사람들이 있다곤 들었다. 들어가기 쉬우면 그만큼 쉬운인재들이 모여있다.
04.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함
20대야 잘려도 갈 곳이 많지만, 나만 해도 편안한 여생을 꿈꾸고 있는 30대기에. BPO특성상 언제 잘릴지 모르는 위치이다. 갑자기 하루아침에 프로젝트가 사라질 수도 있고, 그런 상황에선 보통 회사가 다른 프로젝트 팀으로 이동을 시켜주기도 하지만 그게 모두에게 적용되진 않는다. 그렇게 내 살길을 찾아야하거나 한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 내가 있는 팀만해도 최근에 20명 가까이가 잘려나갔다. 잘려서 나가더라도 회사에서 콘도 보증금이나 이사비용 당연히 일절 지원하지 않는다.
지금 다 잘려나간 덕에 일은 더 많아져서 요즘은 꽤나 바쁘다.
처음엔 꽤나 탄탄한 프로젝트라고 들었고, 특별히 이상하지 않는 한 잘리지 않는다고 했었는데. 장담할 수 있는 BPO프로젝트는 어디에도 없다.
여기까지가 내가 생각하는 단점이다. 말레이시아 환경이나 날씨는 나랑 너무 잘맞기 때문에 국가 자체는 좋은데, 회사와 프로젝트가 문제였다. 사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건 회사마다 그리고 프로젝트마다 너무 다르다. 알겠지만, 회사는 결국 사람이 만들어가는 곳인데. 일이야 얼마나 힘들든 사람이 좋다면 버틸 수 있는 건데. 그게 참 어려운건가 보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겐 잘 맞는 곳이 될 수도 있고 말레이시아 생활자체는 너무 좋기때문에 누군가 고민하고 있고 선택에 유연성이 있고 시간이 있다면 나는 여전히 오라고 말해주고 싶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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